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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심리학

피크엔드 법칙(Peak-End Rule) 기억은 ‘평균’이 아니라 ‘최고점+끝’으로 남는다

by bearbombi 2025. 12. 16.

피크엔드 법칙 - 기억은 ‘평균’이 아니라 ‘최고점+끝’으로 남는다

같은 시간을 보내도 어떤 경험은 “진짜 좋았다”로 남고, 어떤 경험은 “다시는 안 해”로 끝나곤 한다.
그 차이는 전체 만족도의 평균이 아니라, 가장 강렬했던 순간(피크)과 마지막 순간(엔드)이 기억을 지배하기 때문이다.
오늘은 일상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게 피크엔드 법칙을 구조적으로 정리해본다.

 

 

1. 피크엔드 법칙이란 무엇인가

피크엔드 법칙은 사람이 어떤 경험을 평가할 때, 그 경험의 “전체 시간”이나 “평균 만족”보다

가장 강렬했던 순간(피크)과 마지막 순간(엔드)에 의해 최종 평가가 크게 결정된다는 심리 현상이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경험을 하는 순간의 감정(현재의 나)과 경험을 회상하는 감정(기억하는 나)이 다르게 움직인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한 시간 내내 무난했던 식당이 마지막 디저트가 별로거나 계산 과정이 불친절하면 “별로였어”로 기억되기 쉽다. 반대로 음식이 평범해도 마지막에 작은 서비스나 따뜻한 인사 한마디가 있으면 “괜찮았어”가 된다. 즉 사람은 “전체를 공정하게 평가한다”기보다, 기억이 붙잡고 있는 몇 장면으로 결론을 내린다.

 

피크엔드 법칙(Peak-End Rule) 기억은 ‘평균’이 아니라 ‘최고점+끝’으로 남는다

 

2. 왜 뇌는 평균이 아니라 ‘피크+끝’을 저장하는가

피크엔드 법칙이 생기는 이유는 단순하다. 뇌는 모든 순간을 동일한 해상도로 저장할 수 없다.

그래서 경험을 압축할 때, 대표 장면을 뽑아 “요약본”으로 저장한다.

그 대표 장면이 주로 감정이 크게 흔들린 순간(피크)과 마지막 장면(엔드)이 된다.

 

  1. 주의는 감정에 끌린다
    사람은 감정 변화가 큰 장면에서 주의가 집중된다. 주의가 집중된 정보는 기억에 더 강하게 남는다. 그래서 평범했던 중간 구간은 흐릿해지고, “와, 좋았다/와, 힘들었다” 같은 피크가 남는다.
  2. 끝은 해석을 확정한다
    마지막은 “전체 경험의 의미”를 정리하는 마침표가 된다. 끝이 좋으면 앞의 불편함을 덜어내고, 끝이 나쁘면 앞의 좋았던 부분을 깎아먹는다. 마지막 인상은 기억의 표지를 붙이는 역할을 한다.
  3. 결정은 기억에 의해 반복된다
    사람은 다음 선택을 할 때, 실제 경험의 모든 데이터가 아니라 기억 속 요약본을 꺼내 쓴다. 그래서 피크와 끝을 잘 설계하면, 같은 서비스·같은 공부·같은 관계라도 “다시 하고 싶다”로 연결되기 쉽다. 반대로 피크와 끝이 망가지면, 객관적으로 괜찮았던 경험도 재선택에서 탈락한다.

 

3. 일상에서 피크엔드 법칙이 작동하는 순간들

피크엔드 법칙은 거창한 실험실이 아니라, 평범한 생활에서 계속 작동한다. 특히 “반복되는 선택”이 있는 영역일수록 영향이 크다.

 

  • 병원·학원·상담 경험
    대기 시간이 길어도 마지막에 설명이 친절하고 “다음 단계”가 명확하면 만족도가 올라간다. 반대로 과정이 괜찮아도 마지막 안내가 불친절하거나 결제·예약이 복잡하면 기억이 나빠진다. 사람은 ‘치료/수업’ 자체보다 ‘마무리 장면’을 더 선명하게 떠올리기 쉽다.
  • 육아와 하루 루틴
    아이와 하루 종일 무난하게 지냈는데, 잠들기 전 10분이 짜증과 잔소리로 끝나면 아이도 부모도 “오늘 너무 힘들었어”로 결론내린다. 반대로 하루가 엉망이어도 자기 전 5분이 포옹과 짧은 대화로 정리되면 “그래도 괜찮았어”가 된다. 하루의 끝이 기억을 편집한다.
  • 소비 경험(온라인 주문/배달/쇼핑)
    배송이 하루 늦어도 포장 상태가 좋고 교환 안내가 깔끔하면 재구매로 이어진다. 반대로 배송이 빨라도 반품 절차가 번거롭거나 문의 답변이 느리면 “다음엔 다른 데서 살래”가 된다. 소비자는 상품 자체뿐 아니라 “마지막 처리 경험”을 기억한다.
  • 여행·외출
    여행에서 완벽한 일정이 중요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최고로 좋았던 한 장면’과 ‘마지막 밤/마지막 식사/마지막 사진’이 전체를 대표한다. 그래서 여행 마지막 날이 엉키면 앞의 좋은 순간이 흐려지고, 마지막이 좋으면 앞의 작은 불편은 추억으로 순화된다.

 

4. 피크엔드 법칙을 내 편으로 만드는 방법

이 법칙의 장점은 분명하다. “전체를 완벽하게” 만들지 않아도, 피크와 끝만 잘 잡으면 경험의 기억이 바뀐다.

즉 의지나 근성보다 설계가 효율적이다. 아래는 생활에 바로 적용 가능한 방식들이다.

 

끝을 먼저 설계하라: ‘마무리 루틴’ 만들기
하루를 바꾸고 싶다면 하루 전체를 고치려 하지 말고, 끝 10분을 고치면 된다.

  • 자기 전 10분: 조명 낮추기 → 짧은 대화 3문장 → 내일 준비 1개만
  • 가족 루틴: “마지막에 칭찬 1개”를 기본값처럼 넣기
    끝이 안정되면, 그날의 기억이 안정된다. 기억이 안정되면 다음 날 시작이 쉬워진다.

 

피크는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 ‘작은 최고점’을 의도적으로 심기
피크라고 해서 이벤트처럼 크게 만들 필요는 없다. 사람의 기억은 크기보다 “감정 변화”에 반응한다.

  • 아이와 5분만 “완전 집중 놀이”를 넣기(핸드폰 내려놓고)
  • 공부도 1시간이 아니라, “성공 경험 1개”를 남기기(오늘은 이 문제 유형을 이해했다)
  • 관계에서도 “한 문장”이 피크가 된다(고마웠어, 오늘 힘들었지)

힘든 경험은 ‘끝을 부드럽게’ 하면 회복된다
피크엔드 법칙을 역으로 이용하면, 힘든 경험도 기억을 덜 아프게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상담, 치료, 운동처럼 과정이 힘든 활동은 피크(힘든 순간)를 없앨 수 없을 때가 많다. 그럴수록 끝을 부드럽게 만들어야 한다.

  • 운동 후 마무리 스트레칭 + 따뜻한 샤워
  • 어려운 회의 뒤 “정리 메시지” 한 줄
  • 아이 훈육 뒤 “사랑은 그대로”라는 신호 주기
    끝이 부드러우면 다음 선택이 유지된다.

‘다음 행동’을 붙이면 기억이 행동으로 이어진다
기억을 좋게 남기는 것만으로 끝내지 말고, 마지막에 다음 행동을 아주 작게 연결하면 효과가 커진다.

  • 강의/학습 끝: 다음에 볼 페이지 접어두기
  • 구매 경험 끝: 다음에 살 옵션을 메모해두기
  • 상담/기록 끝: 내일 할 1가지 행동만 적기
    사람은 “좋았던 기억”보다 “다음 행동이 쉬운 구조”에서 더 자주 반복한다.

피크엔드 법칙의 결론은 단순하다.
완벽한 하루보다, 좋은 끝과 작은 최고점을 가진 하루가 더 오래간다.
지금 당장 바꿀 수 있는 건 전체가 아니라 마지막 10분이다.

그 10분이 기억을 바꾸고, 기억이 선택을 바꾸고, 선택이 결국 삶을 바꾼다.